작품 요약
한국의 중소도시를 이주민들이 점차 대체하고 있다. 대개 이주민들은 본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집단 거주지를 형성하지만, 김해 동상동은 하나의 지배적인 에스닉 그룹 없이 여러 국가 출신의 이주민들이 고르게 분포한 특수한 사례다. 그리하여 이곳은 특정 국가의 이름 대신 그저 ‘외국인 거리’로 불린다.
그 외국인들은 모두 아시아인이다. 이들이 공유하는 상점에는 ‘아시아 마트’, ‘아시아 타운’ 등의 이름이 붙는다. 그렇다면 아시아란 무엇일까? 지나치게 다양하고 거대한 이 개념은 오랫동안 서구의 시각으로 재단되어 폄하되거나, 정작 서로 다른 곳에 살았던 아시아인 자신들에게는 무의미한 분류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늘날 김해 동상동에서는 ‘아시아’라는 범주를 주체적으로 탐구해볼 가치가 있다. 이곳은 문자 그대로 ‘아시아인’이 사는 도시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적인 것도 우즈베키스탄적인 것도 베트남적인 것도 아닌, 그저 ‘아시아적인 것’만을 함께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건축으로 이러한 ‘아시아적인 것’을 실현하려 할 때, 우리는 두 가지 위험을 마주한다. 하나는 과도한 본질주의고, 다른 하나는 키치(Kitsch)다. 아시아를 하나의 질서로 요약하려 하면 구체적인 것을 만들 수 없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옮기려 하면 우스꽝스러운 누더기가 될 것이다.
본 작업은 양극단 사이 어딘가에 위치할 ‘아시아스럽기만 한 건축’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아시아 각지의 기념비적인 형상들을 수집하고, 그 잔상과 뉘앙스를 중첩시켰다. 시각적인 인상들을 누적시켜 각 요소를 구성하되, 그 형태가 아시아의 무언가와 닮았을지언정 완전히 일치하지 않도록 비껴가게 했다. 아시아의 구체적인 어딘가, 무언가를 직접 가리키지 않고도 ‘아시아’가 느껴지는 건축을 목표로 했다.
이 시도가 아시아라는 미지의 개념을 새롭게 사유하는 영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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