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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주)차

공모자 : 고정원
등록일 : 2026-07-25
조회 : 43
영(화주)차 작품이미지

작품 요약

영화관을 만들고 싶었고, 주차장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메가박스가 회생절차에 돌입했다는 뉴스를 듣는 요즘, 상업 영화관 산업의 미래는 밝지 않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OTT의 등장으로 영화관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멀티플렉스 3사(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의 매출이 전체 영화관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오늘날이지만, 다른 종류의 영화관들이 나머지를 분명히 채우고 있습니다.
그 중 ‘작은 영화관’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영화를 향유할 수 있는 문화적 기본권을 보장해주고자 인구가 적은 지역에 설치한 영화관입니다.
앞으로 영화 상영의 상업성이 점점 떨어진다는 가설 속에서, 공공 영화관의 증가는 당연해 보였습니다.

과천시는 서울 바로 옆에 위치한 위성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시내에 영화관이 없습니다.
과천시 주민들은 사당이나, 안양시로 영화를 보러 가고, 그곳에서 돈을 씁니다.
이 곳에 공공영화관이 지어지는 상황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공공영화관은 산업영화관과는 다른 형태일 것입니다.
마치 어떤 도서관이 서점보다 아름답듯이, 상업성이 부재한 곳에서 새로운 형태의 아름다움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말에 공원에서 잔디밭에 앉아서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제 인프라로 작동하는 공공영화관은 공원(park)처럼 도시의 인프라 시설 내에 존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인프라 시설이 주차장(parking)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주차장은 굉장히 중성적인 공간입니다.
어느 건물에 가더라도 주차장은 으레 지하에 있고, 똑같이 생겼습니다.
주차장 사진을 보고 어떤 건물인지 맞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주차장은 차를 위한 공간이고, 그렇기에 사람에게는 답답하고, 냄새가 안 좋습니다.
그렇기에 차가 없는 때에도, 사람들은 그곳을 이용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주차장을 오히려 전면으로 내세우고 싶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행위가 아니라 영화를 보러 ‘가는’ 행위에 집중하고자 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다른 장소에서 온 이방인이었던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공동의 감각을 가지게
됩니다.
따로 왔던 사람들은 영화가 끝나고 동시에 나가게 됩니다. 나가면서 이곳 저곳에서 들리는 이야기와 감상이 좋았습니다.
그러한 시공간은 일상의 장소에 다다르는 순간 종료됩니다.
일상의 공간까지의 수직적 이동을 전기장치가 아니라 경사면을 통해 하도록 유도하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경사면은 주차장과 영화관이 같이 공유하면서 각각의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합니다.

사이트는 과천의 지식정보타운의 한창 개발되고 있는 곳입니다.
사이트 중앙에는 왕복 4차선의 도로가 존재합니다.
언뜻 중요해보이는 이 도로는 (과천의 제1도시문제인 불법) 주차가 한해에도 수백건 보고되는 곳입니다.
도로를 포함한 일대 지역이 이미 임시 주차장으로 쓰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곳에 필요한 건 도로가 아니라 주차장 아닐까요?
도로를 그대로 주차장으로 바꾸고, 주차장의 혜택을 받는 건물들을 세웠습니다.
입주자가 인테리어를 하는 이 건물들은 기존건물과 함께 입체적으로 주차장과 연결됩니다.
2층을 이용하는 사람과 4층을 이용하는 사람, 3관에 영화를 보러 온 사람과 8관에 보러 온 사람이 선호하는 주차 자리는 전부 다릅니다.

전혀 다른 공간인 영화와 주차장이, 각 평면에서 기능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벽과 기둥의 중간의 구조체는 영화관 층과 주차장 층에서 향을 바꾸며 힘을 보냅니다.
그리하여 건물 내 100개의 기둥을 전부 다른 수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개념을 주변 건물에도 적용하여 ‘닫힘’과 ‘열림’을 구분하고자 하였습니다.

오늘, 어떤 영화를 보러 오셨나요? 주차는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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